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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인력

“유일무이한 나에 제자 승희야.

나에 계승자가 되랴면 일심으로 가시밧길.

山을 넘고 물을 건너 자저함이 업시 

지극한 긍지와 인내로 음악에 광명이 올 때까지.

분투노력에 굴함이 업기를 일심으로 빌뿐이다.

사랑하는 나에 승희. 허수이 생각 안켔지”


죽파는 승공을 빌면서

日本공연을 함께 맛치고

- 1985年 9月29日 竹坡

토일렛프레스의 첫 책 『타打인의 인력』은 층층시하의 국악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저명한 타打악주자 최영진의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최영진은 “예술가는 관종이 되어야 한다” 는 자신의 지론답게 국악계에서 마당발 코뿔소 불도저로 통합니다.


동시에 최영진은 구도자의 자세로 10년을 바라보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명인들의 산조 가락을 무대에 올리는 ‘최영진의 장:단’이 그것입니다. ‘최영진의 장:단’은 서초구 정효아트센터에서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에 성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급습으로 많은 무대가 텅 비고 말았지만 최영진의 장:단은 페이스북 Youtube 라이브방송을 통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장에 그리고 학교에 있는 동안, 중요무형문화재와 명인 분들은 어디에 계시는 걸까요. 흔히 국악 명인들의 자기 단련 장소라 하면, 새벽녘 산속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라거나 새소리 가득한 전원의 별장을 은연 중에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장소는 바로 명인 분들의 일상이었습니다. 어느새 길어진 손톱을 깎고 똑 떨어진 샴푸를 사러 나가는 그런 일상. 밥을 먹고 머리를 빗고 신발 끈을 묶듯, 세금을 내듯이 으레 하는 일을 하는 일상. 그 정도로 특별한 비장함 없이 자연스럽게 문턱을 넘듯이 스르륵 연습에 도달해야 연습이 연습이 되고, 비로소 ‘이제 됐다’ 싶은 시점이 온다고 합니다. 그런 가르침을 주고, 받는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죠. 네비게이션도 없는 막막함 가운데 음악의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어떻게 찾을까요. 누가 내 사람이다 싶을까요?


자기 사람이 될 인연을 만났던 첫 순간이 기억나세요? 나는 과연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라는 질문은 생을 관통하는 중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8명의 명인에게 가 닿은 최영진은 지금보다 젊고, 초보자에 가깝고, 그래서 아직 더 채워나갈 이야기가 있는 상태인 채로 여러분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PRESS

동아일보 2020년 5월 1일 문화면 A23 

매일경제 2020년 3월 28일자 '이주의 새책'

VOGUE(보그) 2020년 5월호 'KOREA TRADITION ALIVE'

ALLURE(얼루어) 2020년 5월호 ‘ALONE TOGETHER’

W(더블유) 2020년 5월호 '타인의 취향'


YOUTUBE

『타인의 인력』 북콘서트 영상

Power of a Percussionist

Toiletpress’s first publication ‘Power of a Percussionist’ is the story of Choi Youngjin, a famous percussionist who moves across the various generations of traditional Korean music. As per his saying “Artists must become attention seekers,” Choi Youngjin is the traditional Korean music field’s social butterfly and trailblazer. 


At the same time, Choi Youngjin has been leading a project looking forward to the next ten years. Once a month, he stages the ‘Choi Youngjin’s Long:Short’ where various masters perform Sanjo Garak (scattered melodies). The ‘Choi Youngjin’s Long:Short’ runs every last Monday of the month at the Seocho-gu Jeonghyo Arts Center. Due to the sudden COVID-19 pandemic, many stages have been forced to close. However, Choi Youngjin’s Long:Short has been running continuously via Facebook and YouTube live streaming. 

Typically, when we think about where traditional Korean music master’s train, we think of a waterfall in the woods at dawn or a holiday house where birds chirp in the countryside. But surprisingly, the location was in the master’s daily lives. It is stated that only when they reach the level of practice where they practice as naturally as one eats, combs their hair, or ties their shoelaces, do they finally reach the point where they think ‘It is done.’

To give and receive such teachings is extremely momentous. Without a navigation system, how do such mentors and pupils meet? When Choi Younjin met his eight masters, he was younger, more like a beginner, and still had much to learn – and may even have been in a comparable situation to yourself right now. 

타인의 인력 북콘서트

천지윤의 서재콘서트

안녕하세요. 해금 연주자 천지윤(@chunjiyoon) 선생님의 댁에서 서재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타인의 인력』과 최영진 선생님을 소개하는 북콘서트의 성격으로도 진행되었습니다. 대금을 전공한 정재우 대표(@wampc1955)와 제가 함께 참석했었는데요. 주말이 너무 빠르게 지나는 바람에 이제야 후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뜨거웠던 그날 밤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합니다.

서재콘서트의 호스트 천지윤 선생님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와 예술전문사,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박사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평소 연주와 학생지도를 하시는 한편 틈틈이 인스타를 통해 좋았던 예술작품과 공연을 소개해 주기도 하십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인스타라이브로, 오프라인에서는 하우스 콘서트로 ‘천지윤의 서재(書齋)’ 콘서트를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부득이하게 이번 서재콘서트도 COVID-19사태로 인해 관객 없이 인스타라이브를 통해 진행하였습니다.

천지윤 선생님은 서재콘서트가 열리기 전부터 토일렛프레스의 『타인의 인력』을 꼼꼼히 읽고 세심한 리뷰를 남겨주셨습니다. 방송 중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미술서적 작가들은 보통 글을 다루기를 어려워하지 않지만 음악서적 작가들은 고(故) 황병기 선생님 아니고선 글로 자신의 지나온 삶을 정리하는 분들이 드문데, 국악 관련하여 ‘에세이’가 나온 점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씀 또한 전해주셨습니다. 최영진 선생님이 명인 스승들을 만날 때 가졌던 절실함을 소개하시면서 모든 만남을 진실하게 가져가는, 인연을 이어가는 태도가 배울 만하다, 『타인의 인력』이라는 책의 제목이 최영진의 인생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이 날 서재콘서트에서는 천지윤 선생님께서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최영진 선생님(@choi.young.jin)이 구궁을, 김태은(@taeeun2146) 선생님께서 서공철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해 주셨습니다. 토요일 밤 9시, 60명이 넘는 청중이 인스타라이브를 통해 현장의 생생함을 듣고 댓글로 즉각적인 감상과 질문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모든 연주에 청중들이 귀의 사치와 안식과 평화를 누렸지만 특히 김태은 선생님의 연주에 대해 천지윤 선생님께서 ‘김태은의 재발견’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김태은 선생님의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에 대해서는 함께 자리한 두 분께서 구도자의 자세로 정진하는 연주, 치밀하고 지적인 연주였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김죽파류 산조, 최옥삼류 산조와는 또 다른 호쾌하고 입체적인 산조였습니다.

토요일 밤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신 선생님들이 정말 근사해 보였습니다. ‘천지윤의 서재’ 콘서트의 첫 북콘서트에 『타인의 인력』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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